자홍, 수홍 형제와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 참혹한 이야기 앞에서 측은지심을 갖지 않을 사람은 얼마나 될까? 결론적으로 “신과 함께”는 개연성이 아주 낮은 특수한 이야기 앞에서 솟아나는 눈물을 비장의 무기로 갖춘 영화다. 바로 그 지점이 천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이유이기도 하고 신파라고 신랄하게 욕먹는 원인이기도 하다. 


과거에도 “7번방의 선물”이라는 비슷한 영화가 존재했다. 장르도 다르고 이야기도 다르지만 부성애에서 모성애+형제애로 조금 변주했을 뿐 “7번 방의 선물”과 “신과 함께”는 동일한 영화다. 가족애를 근간으로 한 신파는 확실하게 검증된 흥행 요소임은 분명하다. 


눈물이라는 것에 대해서 조금 생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어느 영화를 보고 눈물이 흐른다면 감동적인 영화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감동일까? 눈물은 뉴스를 보고서도 TV 다큐를 보고서도 흐른다. 누군가의 절망적이고 슬픈 이야기 앞에 서면 인간의 마음을 가진 이라면 누구든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은 그 이야기에 대한 감정의 발로이지 영화의 감동과는 엄연히 다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과 함께”의 눈물은 영화적 감동의 결과는 분명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적 SF 기술의 성취는 뭐 항상 그렇듯이 칭찬을 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기술적 대결에서 잽이 안되는 헐리우드와 맞서기 위해서는 지극히 한국적인 이 신파가 최종 무기가 되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영화적으로는 딱히 새로울 것이 없지만 산업적으로는 바람직하다. 그렇기에 “김용화 감독”의 행보는 충분히 지지되어야 함도 맞다. 


'현재의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0) 2018.03.08
로스트 인 더스트  (1) 2018.02.22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  (0) 2018.02.12
코코  (0) 2018.01.25
스타워즈 에피소드8 The last jedi  (0) 2018.01.06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