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리오”, “윈드리버”, “로스트 인 더스트” 세 작품의 공통분모는 “테일러 쉐리던”이라는 각본가다. 특이하게 배우로서 영화인으로 커리어를 시작한 테일러는 이 세 작품으로 최근 가장 빛나는 각본가가 되었고 “윈드리버”를 통해서는 감독까지 영역을 넓혔다. 주제 의식과 구성이 절묘한 그의 각본은 연출만 평타를 쳐도  기본 별점 4점은 먹지 않나 싶다. 


그의 이야기는 특정 지역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보편적인 현 사회의 치부를 서늘하게 그려내고 있다. “시카리오”에서는 멕시코 접경지역, “윈드리버”에서는 와이오밍의 원주민 보호구역,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는 텍사스를 다루고 있다. 그 지역의 특수한 무법천지, 황량함, 가난함을 다르고 있지만 결국 그 모습은 자본주의 또는 침략주의로 인한 전 세계적인 피폐함이기도 하다.  지엽적이지만 보편적인 이야기, 바로 그것이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이자 특징이다. 


현 세대의 문제는 또한 다음 세대와 연결된다. “시카리오”에서는 자식을 잃은 복수극이기도 하고 “윈드리버”에서는 사회적인 문제가 결국 자식들을 앗아가는 근본적인 원인이 되며, “로스트 인 더스트”에서는 가난함을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한 분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기본적으로 정서적인 서늘함이 특징인데 이는 왠지 “코엔형제”를 떠오르게 하기도 하다. 최근 가장 진보적인 이야기를 하는 헐리우드 작가인 테일러는  TV 시리즈와 “시카리오 2”를 차기작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매우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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