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 영화의 제목과도 같은 제목이 일단 시선을 끈다.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데 그 소설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바로 이 제목 때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의 실체는 러브레터, 4월 이야기를 잇는 전형적인 일본 멜로물이다. 사랑했던 사람에게 사랑뿐만이 아니라 인생의 커다란 교훈, 감동을 얻지만 결국 이루어지지 못하고, 어떤 계기로 또는 시간이 아주 오래 지난 후에 반전과도 같은 비밀을 풀게 되거나, 마지막 메시지를 얻게 되는 설정이 바로 일본 멜로물 특유의 전개다. 


이 영화도 거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전개와 상황, 캐릭터가 다르다는 것뿐... 연애의 판타지적인 측면만을 쏙쏙 뽑아와서 구성했기에 현실세계와는 달리 선하고, 예쁘고, 그냥 아름답다. 리얼리티라고는 1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우리에게는 가끔 이런 순백도 판타지도 필요하다. 


러브레터나 4월 이야기를 볼 때 결혼을 하지 않았던 젊은 나이였기에 그 이야기들은 이룰 수 있는 어떤 소망과 비슷했지만 이제 마흔이 넘은 나이에 이걸 보고 있자니 애초에 그것은 가당치도 않았던 소망임을 새삼 알게 된다. 그리고 진짜 사랑은 이런 것이 아니라 척박한 리얼리티 위에서 슬퍼하고 견뎌내며 키워가는 것임을 꼭 이야기 해주고 싶다. 


하지만 우리 딸들도 성장하면서 이 아름답기만 한 소망을 한 번쯤은 꿈꾸어볼 필요가 있으니 그것으로 가치는 있겠다. 아! 이렇게 쓰니 정말 아저씨가 되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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