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더 성장하기를 원했고, 그들의 일에 있어 최고가 되기를 원했다.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아이를 포기하고, 좋은 아빠가 될 기회를 얻지 못하고, 변변하게 연애도 하지 못한다. 그리고 결국 모두를 위해 숭고하게 사라진다. 그래서 그들은 분명 위대하다. 


영화는 그들이 우리를 위해 희생한 숭고함 뒤에 감추어진 개인적인 사연들을 담담하게 쌓아내는데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이용해 정작 그들의 죽음을 화려하게 담아내거나 신파로 그리지 않는다. 그저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할 뿐이다. 아마도 이 담백함이 이 영화를 더 기억에 남게 하는 힘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그들의 그 결론은 어쩌면 그 지나친 성장주의와 실력에 대한 지나친 자만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직업에 대한 사명감보다는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어 했던, 증명하고 싶었던 그 마음이 좋은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게 한 것은 아닐까? (영화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숭고하게 희생한 현실의 그들을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항상 그렇듯 본질이 아닌 것에 포커스가 맞춰지면 아무리 포장해도 결론이 좋지 않다. 그래서 멋지게만 보이던 에릭 마쉬 팀장이 과연 좋은 리더였을까? 하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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