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트

2018. 4. 9. 00:08 from 현재의 영화이야기


먼저 스필버그 이야기부터... 어찌 보면 내가 가장 애정 하던 그였지만 어느덧 힘이 빠진 그의 작품을 보면서 세월에 장사 없다. 스필버그는 리들리스콧 처럼 되지는 못하겠구나 하는 싶었다. 하지만 더 포스트를 보고 그리고 최근에 평이 아주 좋은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면서 형이 다시 돌아왔구나 싶다. 


정의를 쫓는 것은 항상 감동을 준다. 더구나 잃을 것이 많거나 자기희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 점에서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서 정의를 선택한 워싱턴포스트 발행인인 캐서린의 이야기는 꽤 감동스럽다. 그런데 더 포스트에서 이 감동이 조금 특별한 이유는 당시까지도 여성의 경영, 정치 참여가 매우 제한되어 있던 시대적 상황에서 기인한다. 누구보다 워싱턴포스트와 신문을 사랑했던 그녀였지만 주체적인 판단과 선택을 하기 보다는 관계에 의존했고, 상황에 따라가기 급급했다. 그런 그녀가 발행을 결정하던 순간은 그 자체로 정의를 의한 선택이기도 했지만 그녀 자신이 이제 하나의 주체로 기능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로 그 지점이 이 영화를 매우 특별하게 만들고 스필버그의 가장 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여전히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는 항상 그렇듯 최상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그 연기가 자칫 밋밋하게 진행되기 쉬운 영화를 든든하게 떠받들고 있다. 


이상하게 이 영화는 현재가 강하게 오버랩된다. 현재의 트럼프에게 역사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뭐 스필버그 할배 정도 되면 이제 이 정도 이야기는 할 짬밥이 되기도 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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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