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2019. 10. 9. 01:35 from 현재의 영화이야기

 

이 드라마는 이론적으로는 이상향이었던 소비에트 연방이 무너진 이유이기도 하며 권력이 썩으면 어떤 대가를 치루어야 하는지 보여주는 수작이다.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현 시기 모든 국가, 무엇보다 과거 적폐와 진보의 극명한 대립을 겪고 있는 현재의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드라마이다. 가장 타락한 미국이 어느 면에서는 가장 자유롭고 부강한 이유는 이런 드라마가 제작될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며 어느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비판적인 시각이 상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가련한 이들은 권력층의 잘못된 판단과 이기로 인한 재앙에 아무것도 모르고 사그라지는 민중이고, 가장 빛나는 이들 또한 이 재앙을 오직 피와 땀과 몸으로 극복해 내는 가장 하층의 평범한 민중이다. 이는 군주제, 공화정, 사회주의, 민주주의 등의 어떤 체제와 상관없이 역사적으로도 반복되는 극명한 사실이다. 근현대사의 대한민국도 바닥에 내동댕이 쳐졌을 때마다 이를 수렁에서 건저 낸 것은 거리로 나섰던 평범한 국민들이었다. 그렇기에 현재 거리로 나서고 있는 국민들과 그들의 구호는 한때의 외침이 아니라 역사를 통해 증명된 준엄한 요구다. 

 

엘리트, 영웅 주의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일반 대중, 국민들보다 더 많은 권력, 정보, 지식을 가진 지도층에 제대로 된 사람이 존재하는 것은 실로 중요하다. (체르노빌의 발레리 레가소프, 보리스 셰르비나 처럼) 이들이 있어야 그나마 피해를 줄이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빠른 복원력을 가져갈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주어진 선거권의 중요성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며 내년 총선에서 자유 한국당이 소멸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최선은 아니라도 이제 극악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생 드라마를 또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못 보신 분들이라면 꼭 찾아서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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