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궐

2019. 1. 13. 23:29 from 현재의 영화이야기



은닉된 왕손, 능력을 갖고 있지만 본인은 모르거나, 서열이 낮거나 서자라서 애초에 왕권과 관련도 없고 관심도 없지만 적자인 형과는 끈끈한 연대를 갖고 있는 주인공.  정의를 꿈꾸었으나 결국 백성/대의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택한 그를 잊지 못하고 그를 계승하는 주인공에 도움을 주는 조력자. 그리고 좀비. 워킹데드에서 일본도를 사용하던 미숀이 있기는 했지만 총의 시대가 아니라 칼의 시대에 출현한 좀비들.

유치하고 뻔한 스테레오 타입인데 개인적으로 애정 해 마지 않는 설정들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 "창궐"은 어쩌면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다 가져왔는지... 


좋아하는 스타워즈의 루크, 에스카플로네의 반과 같은 계열인 주인공, 정의롭고 주인공을 각성시키는 조력자들, 좀비물 이라는 기반 위에 왕권쟁탈이라는 소재는 기획만으로는 최고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중반까지 꽤 밀도 있게 끌어가던 이야기는 김자준이 좀비에 물리면서 하염없이 방향을 잃고 만다. 좀비와 김자준이라는 두 개의 대척점을 결말을 위해서는 일원화 시킬 필요가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김자준은 정치권력이 아니라 지능을 가진 극한 능력의 좀비로 그려지면서 좀비물로서의 매력도 정치 쟁탈전이라는 이야기의 재미도 모두 사라지고 만다. 끝까지 두 가지 대척점을 어떤 식으로든 가져가야 하는 것이 맞지 않았을까? 또는 주인공 이청과 김자준이 연합했던가. (물론 이런 방향이라면 초기 시나리오부터 달라야 했겠지만) 너무 기대했고 또 좋아하는 요소들이 많은 작품인데 중반 이후의 뒷심이 너무 아쉽다. 


비슷한 설정으로 넥플릭스 킹덤이 예정되어 있다. 이 작품을 기대해 볼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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