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키튼>을 보면 떠오르는 영화가 있다. 스필버그의 <인다아나 존스>.... 바로 이 영화와 굉장히 흡사한 영화가 바로 <마스터 키튼>이다. 일단 주인공이 고고학 박사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그럼에도 문무를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더불어 세계를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두 작품은 그렇게 같기도 하지만 또 그 만큼 다르다. 인디박사가 미국인이 바라는 완벽한 캐릭터라면 키튼은 일본인이 바라는 작지만 완벽하고 강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디아나 존스>가 엔터테인먼트의 극대점에 서 있는 영화라면 <마스터 키튼>은 휴머니즘의 내음을 강하게 풍기는 작품이기 하다.


제목과 같이 <마스터 키튼>에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주인공인 키튼에 의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매 에피소드에 있어서 키튼이 중심에 서 있다는 점도 그렇고 키튼이라는 강력한 매력을 가진 인물의 파장에 의해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키튼은 어떤 주인공인가? 그것을 좀 살펴보자.앞서 이야기 했지만 키튼은 고고학박사이다. 그것도 영국의 명문 옥스포드에서 수학한 수재로 그려져 있다. 그는 일본계 영국인이다. 아버지는 일본인 동물학자이며 어머니는 현재 영국기업의 총수이다. 하지만 그의 부모는 일찍이 이혼을 했고 그래서 키튼은 어린시절부터 명문 키튼가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일본적인 감성을 잃지 않고 있다. 즉 영국인으로서의 전통과 예절 그리고 일본적인 섬세함과 감성을 잃지 않고 있다. 그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그는 그녀의 딸 유리코가 5살이 되던 해에 옥스포드 대학의 꽃이었으며 수학자인 부인과 이별했다. 그것은 키튼이 우유부단하기도 하고 천성적으로 유약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가 그의 아버지와 사이가 좋은 것처럼 그도 그녀의 딸 유리코와 사이가 좋다. 그의 아버지가 그의 어머니에게 미련을 갖고 있는 것처럼 그도 부인에게 미련을 갖고 있다. 부자간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는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의 인디박사와 그의 아버지와의 관계와 굉장히 비슷하다.

  

그리고 그는 잠시 군에 몸담았던 시절도 있다. 그것도 영국의 특수공군연대인 SAS출신이며 SAS는 세계 최초의 대테러부대이며 세계적으로 작전수행능력에 있어서 인정을 받고 있다. 더불어 SAS는 미국의 델파포스에 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부대에서 키튼은 서바이벌 교관이었다. 특수부대의 교관이라면 각 부분의 일인자로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 그는 포클랜드 내전에서도 큰 활약을 해 훈장까지 받은 인물이다. 이쯤되면 인간으로서는 완벽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키튼이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이성적인 인간만으로 보면 오산이다. 그는 이와 반대로 자신의 개인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우유부단 하기도 하고 번번히 대학의 교수자리를 놓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생활을 위해 거대 보험회사인 로이즈의 보험조사원 일을 하고 있다. 즉 키튼은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자신의 꿈인 고고학 교수에 대한 실패, 그리고 부인과의 관계에 대한 우유부단으로 관객에게 일종의 감정이입의 통로를 열어두고 있다. 더불어 천성인 듯 한 순수함과 가슴 가득 휴머니즘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신경질적인 상황에서도 날씨가 좋다는 등, 꽃이 아름다는 듯 로맨틱한 말들을 순수한 얼굴로 이야기 한다.아마도 키튼은 애니메이션에서 있어서 손에 꼽힐 정도의 매력적인 인물일 것이다.

 



<마스터 키튼>은 처음 만화단행본으로 소개되었다. STORY는카츠시카 호크세이(HOKUSEI KATSUSHIKA)가 그리고 그림은 우라사와 나오키(NAOKI URASAWA)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애니메이션은 TV판으로 35회 정도가 제작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애니메이션에서 단행본과 다른 이야기와 해석을 하고 있지는 않다. 워낙 원작이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구조가 탄탄해서 에니메이션은 원작을 충실하게 따라가고 있다. 마스터 키튼은 보험조사원인 키튼, 그리고 고고학자인 키튼으로서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더불어 그의 가족들과의 이야기로 진행되는 에피소드들도 있다. 매 회 개별적인 이야기들이 진행이 된다. 그 이야기들 속에서 키튼은 고고학자로서의 지식과 SAS시절에 익힌 기술로 사건을 해결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이야기의 마지막에는 정말 훈훈한 인간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보험에 관계된 사건을 조사해야 하는 키튼의 사건해결과정인데 그 안에서 보험금을 노린 인간간의 갈등, 정치적, 경제적인 사건들 뿐만이 아니라 그의 가족들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건이 벌어진다. 이야기는 탐정물과 같은 사건추적의 과정을 겪기도 하고 키튼의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기도 하며 맥가이버식의 재기발람함이 담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매 회의 마지막에는 그 같은 사건의 이면에 감추어진 이야기로 반전을 시켜 정말 찡한 감흥을 준다. 바로 이것이 <마스터 키튼>의 최고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다. 상업적인 코드들을 담고 있음에도 인간적인 휴머니즘을 잃고 않는 작품이 바로 <마스터 키튼>인 것이다. 인다아나 존스가 재기발람함과 액션을 통한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이 부각된 작품이라면 <마스터 키튼>은 그것을 넘어 인간관계의 모순이라던가 휴머니즘을 설파하고 있다. 더불어 동,서독 통일, 포클랜드 내전의 휴유증 등의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한 해석을 하고 있기도 하며 다양한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각 나라의 역사적 배경이라던가 환경들을 묘사하고 있기도 하다. 이를 통해서 지적인 작품의 이미지를 갖고 있기도 하다.



<마스터 키튼>은 휴머니즘을 토대로 역사적 사건들과 인간관계에 대한 탐구, 상업적인 코드인 탐정물의 공식들과 액션을 통해 탄생한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은 상업적인 자장안에서 굉장히 의미있는 작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모든 작품이 그렇고 다카하타의 작품 또한 마찬가지이다 <마스터 키튼> 또한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2002년 7월 21일에 쓴 글: 한 때 정말 좋아했던 작품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