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기 전에 생각보다 평이 안좋아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생각보다 좋았다. 

슈퍼맨 특히 1편의 기장 큰 테마는 정체성 찾기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사람들과 다른,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클락이 왜 자신이 그런 힘을 갖게 되었는지? 그 힘의 의미는 무엇인지? 찾아가고 정의하는 과정이 슈퍼맨의 시작 지점이기도 하고 전체 슈퍼맨 시리즈의 기저에 깔린 정서다. 


정체성 찾기는 고전적이게도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관계에서 시작한다. 모두가 알다시피 슈퍼맨에게는 2명의 아버지가 존재한다. 낳아주고 선천적인 정체성을 정의한 조엘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클락을 끝까지 지지하고 믿어준 지구인 아버지 조나단 켄트. 아버지 혹은 선대가 자신의 힘을 부여해주지만 그 힘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는 이 또한 아버지, 선대일 것이다. 또한 아버지가 과거의 시간이라면 자신은 현재와 미래의 시간이기에 또 넘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이전 슈퍼맨 시리즈에서 잘 다루지 못한 부분이지만 맨오브스틸에서는 시작부터 이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클락이 그의 아들에게 전하는 유산의 관점에서 슈퍼맨 리턴즈의 마지막 장면 또한 연장선에서 이어갈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 넌 그들과는 달라. 아들은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는 아들이 되지. 넌 내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고, 난 네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지 슈퍼맨 리턴즈의 마지막 이 대사는 슈퍼맨의 가장 중요한 대사인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슈퍼맨이 과거, 선대, 아버지를 통해서 정체성을 찾고 다음에 보여줄 것은 또 무엇일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가끔 영화를 보면 영화는 평범하거나 기대에 못미치지만 딱 한씬이 가슴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맨오브스틸에서도 그 장면이 있다. 허리케인에 휘말릴 위기에 놓인 조나단(케빈 코스트너)을 클락이 구하려고 하자 태연하게 손짓으로 제지하는 조나단의 모습. 그 한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또 바로 그 장면이 슈펴맨을 탄생하게 만든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희생으로 아들이 새롭게 탄생하듯이...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