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2019. 9. 5. 10:31 from 현재의 영화이야기

 

동진이 형은 이 영화에 대해 "장르에 대한 시대착오"라는 평과 함께 별점 2점을 주었다. 아마도 "엑소시스트", "검은 사제"와 같은 정통 오컬트 물을 기대했거나 그에 대한 신박한 변주를 기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장르적 관점에서 오컬트 물보다는 단순한 액션 영화에 가깝다. 다만 액션 영화의 소재적 차별성을 위해 엑소시즘을 차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물론 매우 예측 가능한 이야기 전개와 표피적으로 소비되는 엑소시즘,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검은 주교와의 정의하기 난감한 격투 엔딩은 이 영화의  만듦새가 아주 뛰어나다고 하기 힘들고, 엑소시즘이라는 소재는 대중적인 선호가 아닌지라 흥행에도 큰 도움은 되지 못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는 "김주환 감독"의 전작인 "청년경찰"과 마찬가지로 가벼움이 좋다. 무엇인가에 힘을 주려고 하기보다는 애초의 기획과 목표대로 가볍게 앞으로 나아간다. 구마 의식이나 액션에 오히려 집착하지 않고 이야기를 복잡하게 변주하거나 틀지도 않는다. 이종격투기 선수라는 설정으로 조금 다른 차원으로 엑소시즘을 행하는 콘셉트도 신선하고, 한국의 전통적인 무당(?)을 이야기 전개에 활용한 점도 재미있고, 안성기, 박서준의 연기도 꽤 잘 어울린다. 수작은 결단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망작도 아니다. (그런데 140억이라는 제작비를 생각하면 너무 가볍나 싶기는 하다.) 

 

최종 스코어가 이래서 2편 제작이 이루어질까 싶지만 최우식+박서준 조합의 사자2를 개인적으로는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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