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2019. 8. 11. 23:37 from 현재의 영화이야기

 

솔직히 예고편을 보고 여름 흥행을 노리고 나온 영화지만 또 소리 소문 없이 내려가겠다 싶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500만을 돌파했고 입소문도 좋다. 궁금했다. 전혀 뜰 이유가 없는 영화인데... 

 

영화를 보고 어쩌면 최초 편집본의 런닝타임은 30분 정도는 더 길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담백하다. 설정상으로 보면 분명 과잉되었어야 할 장면들이 이 영화에서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분명 가족 간의 신파를 양념으로 더 치고 싶었을 것이고 로맨스도 좀 부각 시키고(여주인공이 윤아 님 아니신가?) 무엇보다 주인공인 용남을 더 많이 쓰거나 영웅적으로 보이게 하고 싶었을 것 같다.(조정석을 이 정도로 아껴 쓰다니...)  그런데 이 영화는 그 부분들을 아주 과감하게 들어내고 액션에 집중하는 선택을 한다. 아마도 그 담백함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그래서인지 중간중간 떡밥만 던져진 씬들로 보이는 것은 내 느낌일까?) 

 

이 영화는 "이상근"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외유내강"의 작품이다. "외유내강"은 그 유명한 "류승완" 감독의 제작사다. 그래서인지 "류승완" 감독의 향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클레이밍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나는 "류승완" 감독이 그렇게 좋아하는 "성룡"의 "프로젝트 A" 등의 도심형 액션에 대한 영향이 느껴지기도 하고 호쾌하게 건물 위를 내달리는 "용남"과 "의주"의 모습은 매우 "류승완"스럽다. 아마 이 기획은 다른 제작사라면 하지 않았을 작품이지만 외유내강이기에 제작되지는 않았을까? 

 

"조정석"이 아니라면 이 역할을 이 정도로 살릴 배우가 있었을까? 배우로서는 절대 좋은 외모를 갖고 있지 못한 "윤아"는 이 작품을 통해 이제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배우가 되었다. 물론 호연을 보여준 두 배우가 전체를 이끌어가지만 이 영화는 "고두심,"백인환" 부터 남녀노소를 아우를만한 라인업을 갖고 있기도 하다. 극강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주말드라마의 영화판이라고 할까? 그래서 이 영화의 소비층은 꽤 넓다. 이 또한 영화의 중요한 흥행요소임은 분명하다. 

 

더 이상 뺄 것이 없이 핵심만 남기자는 작전으로 임한 엑시트는 또 하나의 여름 흥행작으로서 기록을 남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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