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이

2019. 7. 31. 23:54 from 현재의 영화이야기

코믹스를 놓고 보면 좀 다르지만 영화를 통해 보여진 슈퍼맨의 가장 큰 매력은 백치에 가까운 선함과 희생정신이다. 물론 반대급부로 지극히 평면적인 캐릭터가 되어 어느 편에서는 매력이 꽤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절대선에 가장 가까운 히어로를 꼽는다면 슈퍼맨일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꽤 했지만 이렇게 선한 캐릭터가 된 것은 현명하고 강한 지구인 아버지와 어머니임이 명백하다. ("맨 오브 스틸"에서 허리케인 속 아버지 "케빈 코스트너"를 기억하는가? 그 장면은 다시 생각해도 최고다.) 

 

"더 보이"는 슈퍼맨의 근간을 형성하는 이 두가지 요소를 아예 반대편에 위치시킨다. 절대악으로의 슈퍼맨, 결국 자식을 버리는 지구인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설정이 그것이다. 그 설정 위에 호러라는 장르를 덧입혔다. 콘셉트 자체는 분명 매력적이고 제작의"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제임스 건"이라는 명성은 이 영화를 꼭 봐야 할 이유에 마침표를 찍는다. 소문으로는 "제임스 건" 다크 히어로 유니버스의 시작이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컨셉 이외에 건질 것이 별로 없다. 그저 악마가 된 슈퍼맨이 얼마나 잔인하게 살육하는가를 매우 뻔하게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슈퍼맨이라고 언급하지 않지만 능력치와 설정을 보면 이건 누가 봐도 슈퍼맨이다.) 슈퍼맨이 선이 아니라 악을 선택한 이유 따위는 크게 관심이 없다 보니 개연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저 녀석은 왜 저러는 거야?"라는 의문한 갖게 한다. 근본이 악마라서 그런 이유 따위는 원래 없었는지 모르지만... 시작은 똑같았으나 트리거에 따라 선함과 악함의 교차로에 선 슈퍼맨을 그렸다면 좀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최초 기획이 누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원안이 되는 초기 기획에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간 아쉬움이 큰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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