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왕
감독 김지운 (2000 / 한국)
출연 송강호, 한성식, 이형수, 이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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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산다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은 아니다. 이상적으로-지켜야 할 것은 지키며-사는 사람들은 그래서 쉽게 이 가혹한 세상에서 도퇴되고 쓰러진다. 로비와 갖은 얄팍한 기술들로 세상에서 얼마나 더 감추어진 반칙으로 사는 것이 이 세상을 사는 진정으로 살 사는 것이다. 물론 이말에 쌍지를 켜고 반론을 제기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들 가슴 속 깊은 곳에는 어떤 반칙을 써서라도-남에게 알려지지만 안는다면 -세상의 주류에 속하고 싶어한다. 반칙왕은 그런 우리들의 자화상이다.



주인공은 은행원이고 물론 아주 능력도 없다. 지각하고 상사에게 해드락을 당하는 아주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불량배에게 나섰다가 몰매를 맞는다. 그런 그가 레슬링을 시작한다. 반칙왕으로... ... 그리고 그런 그는 조금씩 삶의 활력을 찾기 시작한다.

 

이 영화는 넘버3의 연장선에 있는 영화다. 정면으로 그 문제에 질책을 하기보다는 은유로서 세상의 모든 반칙으로 세상을 사는 이들과 같잖은 넘버3들을 삼키고 있다. 어디까지나 감독의 의도겠지만... ... 코믹이라는 장르로서 이 주제를 선택한 것은 분명 상업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꼭 교과서로서 지식을 배우는 것은 아니다. 만화책으로도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전작인 넘버3에 비해서는 다소 그 재기발랄함이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점에서 많은 타협점이 보인다. 그리고 솔직하게 난 별로 웃기지도 않았다.




더불어 흥행대박이라고 하는 반칙왕은 마케팅의 승리라고 하고 싶다. 송광호의 연기는 결정적인 순간에서는 불사파를 떠올리게 했고 박상면과 그 이외의 인물들도 뭐 그다지 살아있지 못하다. 전작인 넘버3는 캐릭터의 승리였다. 하지만 반칙왕에서는 그 캐릭터도 그다지 생기에 넘치고 살아있지 못하다. 물론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살아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겠지만 캐릭터의 모호함과 코믹 코드에 묻혀 퇴색하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2000 5 6일에 작성한 글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이렇게 반칙왕을 재미없게 봤나 싶기도 하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