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몇 가지 이야기 코드들이 있다.

 

1) 권력을 향한 다양한 대상들의 쟁투

어떤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 다양한 인물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물론 단순하게 쟁투의 여부가 아니라 누가? 어떤 쟁투를 벌이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오직 탐욕만 존재하는 이, 이상을 찾는 이,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이 그리고 그들 각자가 갖고 있는 캐릭터의 특성을 반영한 비책을 갖고 경쟁한다. 이런 이야기들이 재미 있는 부분은 삶과 굉장히 닮아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우리는 모두 어떤 선택을 한다. 그런데 그 선택은 대부분 그의 가치관을 기반으로 결정된다. 이 축소판이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고 그 이야기들을 잘 보고 있으면 여러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지게 한다.

2) 은폐된 혹은 미천한 능력자의 각성

원래 대단한 능력을 갖고 있는데 가장 밑바닥 계급에 있다던가, 출중한 능력을 갖추었음에도 서자라던가, 망한 왕국의 왕자인데 본인은 모르고 있다던가 하는 경우들이다. 스타워즈의 루크나 에스카플로네의 반 파넬 같은 캐릭터들이 전형적이다. 뻔하고 유치한 구석이 많은  설정이지만 이들이 자신의 정체성, 능력을 발견하고 각성해 무엇인가를 이루는 과정은 그 자체로 매력이 존재한다.

3) 인과가 불문명한 다채로운 캐릭터

선하기 때문에 정의롭고, 악하기 때문에 악행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가 선한지? 왜 그가 악한지? 부터 출발하는 설정이 좋다. 왜냐면 현실의 모든 캐릭터는 선악이 결정되어 있지 않고 그가 처한 상황, 경험, 그가 믿는 가치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며 선,악에 대한 판단 또한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성공한 혹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품들의 대부분은 캐릭터들이 이런 특성을 갖는 것 같다.

뜬금없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선호하는 코드들이 모두 집대성된 드라마를 만나서다. 왕좌의 게임. 지금 시즌2가 한창 방영되고 있는 이 드라마가 이 3가지 코드를 모두 갖추고 있다. 거기에 판타지스러운 설정과 방대하고 다양한 이야기도 매력이다. 배틀스타갈락티카 이후의 최고의 드라마가 아닐까 싶다.

조금 다르지만 다소 표현이 과하다는 점에서 비교되는 스파르타쿠스가 있는데 스파르타쿠스와 같이 이야기보다 표현이 앞서는 작품과 같은 부류가 된다면 억울할 정도다. 

간만에 이야기와 캐릭터가 즐겁고 다양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을 만나서 반갑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