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성인이 되는 초입의 시기,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학교 시절, 아마도 그 기간만큼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시기는 없을 것이다. 다양한 욕구들이 혼재되어 매일 매일 자신의 마음속에서 터져 나오던 그때. 모든 사람들이 경외하는 길을 걷고 싶다가도 아찔한 일탈의 길을 가고 싶기도 하고. 성인의 전유물이던 연애, , 담배 등에 대한 모호한 동경이 가득했고, 자기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에 숨어버리고 싶다가도, 광장에서 모든 이들의 칭송을 받고 싶기도 했고, 또 이런 저런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없는 문제는 왜 그렇게 많았는지? 항상 그런 문제들 앞에서 자신의 인지와 능력은 이해하고 판단하고 있지만 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개입은 배제되었다. 그 울분들

크로니클은 인생 중에서 가장 불안정한 그 시기에 대한 색다른 이야기이다. 우리가 그 격동의 시기에 가장 많이 했던 기대는 나에게 어떤 힘이 주어진다면…”이 아니었을까? 사람에 따라 힘, , 외모 등 다 달랐지만 우리는 현재 우리에게 없던 어떤 힘을 기대했고 그 힘이 있다면 현재의 혼란에서 쉬이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크로니클에서는 그것이 초능력 이었고

하지만 결국 그 힘이 우리를 구원해 주지는 못한다. 결국 그 힘을 제어하고 사용하는 것은 다른 그 무엇도 아닌 우리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 마음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힘은 재앙이다. 조금 나간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리 주위에 벌어지는 그 수많은 청소년 범죄들바로 힘이 주어졌으나 그 힘을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출되는 전형적인 모습이다. 처벌? 제도? 조직? 무용지물이다. 그 시기 그들의 마음에 안정이 찾아오지 않는다면불안정한 마음으로 인한 비정상적 행동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 더 폭력적이고 더 패륜적이며 더 잔인하다. 왜 학생조폭이 무서운지 아나? 그 다음의 행동을 고려하지 않고 그 순간만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크로니클을 보는 내내 나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을 그 시기의 소년도 성인도 아닌 이들이 내내 생각났다. 그래서 그 끝 맛이 참으로 텁텁했다. 아마도 그 시기를 썩 잘 보내지 못한 내 모습이 오버랩 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상태에 대한 진단만 있을 뿐 처방은 없다. 다만, 그 시기를 감내하면 마지막 장면처럼 안식과 평화가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메시지 정도를 던져준다. 그 안식과 평화는 절제하고 참아낸 이의 몫이다. 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도 보이지만 또 참으로 냉정하다.

그래서 참 슬픈 영화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