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극 중 이 대사 하나면 이 영화에 대한 설명은 족하다. 이 대사 이외 장면도, 연출도, 연기도 어느 것 하나 인상적이지는 않다.

 

20대만큼의 왕성한 체력, 모험적인 생각과는 조금은 달라진 30대의 나를 보며 작은 씁쓸함이 들 때가 있다. 대학교 캠퍼스의 이제 막 성인이 된 친구들을 볼 때면 나의 그때가 그리워지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슬픈 것은 이런 느낌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단순한 신체적 젊음보다 더 큰 가치와 행복이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생겨나지만 확실히 나이가 먹어감은 서글픈 구석이 존재한다. 그런데 정말 늙음이라는 상태까지 진전되면 시작보다는 정리를 생각해야 하고 물리적인 힘도 따라주지 않는다. ! 그냥 막연하게 생각해도 이건 참 슬프다.

영화속의 이적요도 그렇다. 사고는 어느 젊음보다 젊지만 자신의 몸이 따라주지 못한다. 더구나 그 나이에 지켜야 할 전통적인 가치관에 정반대인 어린아이에 대한 사랑 앞에서 그에게 남겨진 것은 많은 좌절이었는지도 모른다. 단순한 어린 육체에 대한 욕정이기 보다는 찬란한 인생의 한때에 대한 처절한 동경이었음을 알고 있다. 아마도 그 주제는 인간의 역사가 지속되는 한 모든 이들의 아쉬움일 것이다.

그런데 난 뭐랄까? 그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썩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능력도 없고 진심도 없는 젊음(거짓)과 진심이 존재하는 늙음(진실)을 규정해 비교하는 자체도 불편했고 로리타 콤플렉스와 오버랩되는 시선도 썩 유쾌하지는 않았다. 물론 나이를 막론하고 이성에 대한 사랑이 어느 한 상태를 표현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순수한 방법일 수 있겠으나 영화 외적으로도 이 영화가 그렇게 소비되었나 하면 그것은 아닐 것이다. 원작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왜 이런 주제의 이야기들은 항상 비슷한 코드로 이야기되고 소비되는지 모르겠다. 조금은 다른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