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저학년 무렵 극장을 처음 가서 그 신세계에 매료되어 혼자 열심히 다녔다. 우뢰매, 슈퍼홍길동, 태권V, 스페이스 건담V 참 많이도 다녔고 김청기 감독은 나에게는 신이었다. (나중에 커서 수 많은 표절 이슈를 알게 되었지만...) 극장을 엄마나 아빠와 함께 가 본적은 없다. 항상 영화표 값과 짜장면 사먹을 돈을 엄마가 주시면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와 영화를 보고 들어가곤 했다. 그때가 초등학교 3~4학년 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그때는 지금 보다 안전한 세상이었던 것 같다.
그 기억들이 좋아서 딸아이가 영화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가능한 함께 극장을 같이 가는 편이다. 더 크고 성인이 되어서도 함께 영화를 봤으면 하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영화 이야기 시작이 참 구구절절하네.)
딸아이와 같이 본 영화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영화는 UP이었지만 딸아이는 시큰둥했던 것이 사실이고, 이 녀석이 열광하는 영화는 속도감도 좀 있고 액션도 많은 영화들이다. 최근에는 드래곤 길들이기를 참 좋아했다. 그래서 선택한 영화 터보.
달팽이가 카레이싱에 도전하는 말도 안되는 설정으로 아이들에게 불가능한 꿈도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교훈을 줄 수 있는 영화 되시겠다. 그 교훈처럼 영화는 참 준수하다. 정감 넘치는 친구들 그리고 나름 특징을 잘 잡은 캐릭터들 꽤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 장면 딱히 흠 잡을 곳은 없다. 그래서 데려간 딸아이와 조카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고...
그런데 성인인 내 입장에서는 그 준수함이 참 지루했던 것이 사실이다. 픽사의 UP이나 Wall.E 같은 작품들 또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예전 작품들이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작품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이 즐거웠다면 그 목적은 이룬 셈이니까...
글을 쓰면서 아쉬워서 이웃집 토토로 더빙판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이 작품을 어떻게 평가해 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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