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초등학생 5학년인 첫째에게 책을 읽어주다 초등학교 2학년인가 3학년 즈음에 해리포터를 시작했다. 책 읽어 주는 것이 힘들어 나도 좀 재미있게 읽어주고 싶은 마음에 시작했는데 흠뻑 빠진 첫째는 내리 시리즈를 읽어냈고 영화까지 정주행을 마쳤다. 그 다음부터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콘텐츠는 해리포터가 되었다. 관련 책, 굿즈는 물론이고 마법은 존재하지 않으니 사촌격인 마술까지 섭렵했다. 완성은 못했지만 배경이 본인이 다니는 초등학교인 해리포터를 흉내낸 소설까지 쓰기도 했다.(대한민국 초등학교를 다니는데 애들 이름이 다 외국인이다.)  그래서 전작인 신비한 동물사전도 그렇고 이 작품도 개봉과 동시에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극장에서 본 영화들은 다 첫째와 함께한 영화들이 전부다. ) 


그럼에도 난 해리포터 시리즈에 큰 흥미가 없다. 마찬가지로 조기교육까지 시켰지만 첫째도 스타워즈에 큰 관심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흐뭇한 것은 유년 시절에 어떤 이야기에 흠뻑 빠진 경험이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어떤 지식을 깊게 쌓는 것보다는 무엇인가에 몰입해서 탐구하고, 흉내 내고, 독창적이지는 못하지만 흉내를 근간으로 해서 본인의 것들을 만들어보는 경험을 갖는 것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가슴속에 강한 어떤 동력을 품게 한다. 


아마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관점에서 나보다 첫째가 더 잘할 것 같다.  해리포터의 세계관과 배경 지식에 빠듯한 이 녀석은 영화를 보고 나온 후 영화의 내용들을 맞춰보고 의문을 갖느라 정신이 없다. (솔직히 전 날 피곤했던 난 좀 졸기도 했고...) 아마도 스타워즈 에피소드 1,2,3를 대하는 나의 마음일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학습에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신경과 관심을 허무맹랑한 마법 이야기로 인도하는 아빠가 당치도 않는 모습일지 모르지만 앞으로도 지지해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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