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성

2019. 2. 20. 22:31 from 현재의 영화이야기



어느 즈음부터 사극은 흥행 확률이 꽤 높은 장르가 되었다. 역대 흥행 1위를 명량이 기록하면서 더욱 사극이 많아진 것 같다. 그래서 수많은 역사 속 인물들이 영화를 통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급기야 양만춘 장군이 주인공인 안시성까지 나오다니... 


교과서에서 한 줄 정도 보았던 인물이지만 대규모 공성전을 보여주기에는 좋은 소재, 인물이었을 것이다.  물론 영화속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이야기 구조야 다 알고 있는 역사이니 다르게 구성할 여지도 크지 않고, 등장하는 캐릭터 들도 용도에 맞게 잘 구성되어 있다. 만듦새는 좋다. 하지만 새로움이나 감흥을 주는 부분은 없다. 그래서인지 손익분기점인 600만을 넘기지는 못하고 근접한 스코어로 종료되었다. 

하지만 안시성이 명량보다 못한 영화일까? 그렇게 보기는 힘들다. 그럼 그 차이는 무엇일까? 명량은 이순신 장군, 영화적으로는 최민식의 연기에 기인한 무게감이 탁월하다. 그 무게감과 힘이 모든 것을 다 극대화한다면 안시성에는 그 구심점이 없다. 뭐랄까? 스피드, 드리블, 슈팅 다 괜찮은데 그렇다고 눈에 띄거나 매력적이지 않은 선수 같다.


조인성이 과연 최적의 캐스팅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안시성의 핵심은 양만춘이 아니라 공성전이겠지만 그럼에도 조인성의 연기는 기본적으로 너무 얇아서 이 배역과는 크게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정은채가 연기한 시미라는 캐릭터의 역할도 도통 알 수가 없다. 주몽의 신궁을 양만춘에게 가져오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는 해석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분위가와 이야기에 끼치는 영향이 너무 컸다. 


웰메이드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하고 역시 영화는 관객을 끌어내는 어떤 한방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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