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이 속담만큼 이 영화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작년 20년을 넘게 알아온 지인들에 대한 개인적인 실망이 없었다면 아마 이 영화를 보고 너무 과장되고 비관적이라 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일을 겪고 나니 어쩌면 이게 진짜 리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볼 때는 노련한 구성과 절묘한 대사들로 키득거리며 봤지만 돌아서니 이내 쓴맛이 드는 건 영화적 허구가 깊게 현실에 발을 딛고 있기 때문이다. (뭐 그것이 정말 잘 만든 블랙코미디이기는 하지만...)
한 가지 바람이라면 살아가면서 맺어가는 소중한 인연들이 내가 준 노력과 마음만큼 응답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실망시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다시 이 영화를 생각하니 마음이 좋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