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에 첫 에피소드가 개봉을 했으니 나와 같은 나이다. 그렇기에 40년이 넘은 이 시리즈는 어찌보면 역사 깊은 팬덤을 가진 가장 오래된 작품이 되었다. 이제 시리즈와 함께 지긋하게(?) 나이를 먹은 우리들은 그래서 에피소드 7 개봉, 그 자체만으로 열광했고 추억을 알차게도 배치한 구성에 감동했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할 이 시리즈에 있어서 과거의 영광과 나이 먹은 오랜 팬들은 오히려 큰 장벽이 되어 더 이상의 확장을 방해하고 있다. 팬덤의 밖에 선 이들은 에피소드7의 환호를 이해할 수 없었다. 영화적 허점이 오히려 미덕으로 치부받고 새로운 형식은 질타 받는 상황을 목도한 이들은 감히 스타워즈 안으로 들어서기가 주저되었다. 에피소드 8은 바로 그 지점에서 이제 과거의 팬들에게 안녕을 고하고 주변에 선 젊은 그들에게 손을 내미는 작품이 되었다. 


시리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루크를 떠나보냈고 제다이와 포스의 개념을 순혈, 엘리트주의에서 만인의 개념으로 치환했다. 새 시작에 걸맞게 저항군도 밀레니엄팰콘에 탑승할 수 있을 정도로 줄여버렸다. 이제 스타워즈는 어머니와도 같은 레아만을 남겨두고 모든 것을 리셋했다. (아이러니 한 것은 현실에서 레아는 이제 없다.) 


영화가 처한 상황, 산업으로서의 가치, 현실적으로 과거의 배우들이 이제 나이가 먹어 더 이상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없다는 현실, 이 시리즈가 새롭게 부여받은 가치를 고려할 때 이 전환은 지극히 타당하고 사랑하는 팬으로서도 칭찬해야 할 대목이다. 하지만 극장문을 나서면서 느껴지는 쓸쓸함까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 마치 이제 이전 시리즈와 함께 우리도 무대에서 퇴장하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진정한 어른은 눈물을 참고 뒤에 선 후배들에게 길을 내어주여야 하는 법이니 그래야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영화를 끌어가는 두축인 레이와 렌 그리고 핸솔로의 지위를 갖는 포, 핀의 캐릭터들은 이전 주역들 대비 매력도 떨어지고 입체성을 구축하지도 못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렌과 핀은 미스캐스팅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니면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캐릭터들에 매력을 느끼는 것일까?) 


스타워즈는 기본적으로 스카이워커 가문의 출생에 얽힌 비밀이라는 뻔하지만 흥미로운 골격 위에서 이야기를 끌어갔기 때문에 기본적인 구성의 힘을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 시점에 스타워즈에서는 그 기본이 없다. 에피소스 7,8에서 매력적인 아젠다를 던졌다면 모르겠지만 그 부분은 전무에 가깝다. 이제 그 이야기를 에피소드 9부터 풀어나갈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스타워즈는 에피소드9에서 멈추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겠지... 디즈니가 4조씩이나 투자했으니 적어도 5편 정도는 더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우리에게 상처를 주었는데 어디 못 나가기만 해봐라. 

'현재의 영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레리안-천 개 행성의 도시  (0) 2018.02.12
코코  (0) 2018.01.25
닥터스트레인지  (0) 2017.02.02
바닷마을 다이어리  (0) 2016.11.25
스타워즈 에피소드8: 깨어난 포스  (3) 2016.01.13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