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홍콩영화 르네상스 시대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갱, 경찰, 그리고 과잉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인들과 철저하게 괴리된 대상을 과잉으로 다루면서 생겨나는 묘한 정서는 많은 이들을 열광하게 했다. 현대물인데 판타지와 같다고 할까? 물론 이 코드의 반복으로 결국 비장하고 낭만 가득한 판타지는 예측 가능한 유치함이 되어 버렸지만.. 



그 이후 무간도 즈음에 접어들면서 과잉과 판타지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 절제된 현실성이 자리 잡았다. 그런데 묘하게도 등장하는 배우들은 예전의 그 배우들이다. 그로 인해 영화의 구조와 형식은 지극히 현실적이고 담백한데 이상하게 기저에는 예전의 그 과잉의 정서가 자리잡고 있다. 그래서 묘하게 매력적이다. 마치 어른을 위한 영웅본색이나 첩협쌍웅을 보는 느낌이랄까? 


콜드워도 어떤 면에서는 무간도의 재탕이다. 홍콩을 배경으로 하면서 경찰을 다루고 있는 영화들의 카피는 죄다 무간도가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에는 곽부성과 양가휘다. 중년이 된 곽부성과 이제 할아버지 꼰대 느낌 나는 양가휘라니 그리고 유덕화가 거들고 이 자체만으로도 영화를 보는 재미는 충분하다. 


실제로 콜드워는 현란한 액션씬도 없고, 매력적인 이야기 구조를 갖고 있지도 않으며, 무간도와 같은 진중한 정서와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괜찮게 느껴지는 것은 이 배우들에게서 기인하는 것 같다. 


배우에게 스테레오타입은 대단한 약점이지만 적어도 홍콩 영화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배우들에게는 예외가 아닐까? 



. 오랜만에 곽부성. 막판에 대단히 유치해지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 중에 신조협려라는 영화가 있다.(1991년작) 유덕화, 매염방 주연에 글로리아입과 곽부성이 출연했다. 이 영화에서 유덕화 캐릭터를 난 그의 최고의 캐릭터로 꼽는다. 그때 곽부성이 악역으로 등장했는데 너무 미남이어서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있다. 미남이라는 기준으로 본다면 중국에는 곽부성, 한국에서는 장동건 아까 싶다. 이 아저씨 49살 정도 되는데 얼마전 MAMA 보니 노래 부르고 춤 추더라.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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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