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정교해지는 컴퓨터 그래픽의 발전을 보면서 배우가 필요치 않는 세상이 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3D, 4D 등을 통한 체감형 영화를 보면서 가상현실에 가까워져 관객이 직접 영화속에 들어가 체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기술적으로 그래비티는 이에 가장 근접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무중력 우주 공간이라는 환경은 3D를 구현할 최적의 환경이며 배우가 고작 2명이 등장할 정도로 배우보다는 컴퓨터그래픽에 의존하는 영화다. 2D로 이 영화를 본다면 영화의 감동을 충분하게 느끼지 못할 정도다. 여러 과학적 결점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우주 공간에 대한 두려움을 실제와 같은 느낌으로 구현한 기술적 성취 또 그 기술의 적합한 적용과 활용은 그래비티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그래피티는 단순히 기술, 볼거리에 머무르는 영화도 아니다.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이 인류의 미래/희망에 대한 실제하는 한걸음이었다면 한 우주인의 지구 복귀기인 그래피티는 인간의 불굴의 의지, 희망에 대한 영화적 대답이다. 마지막 산드라블록이 지구에 도착해 몸을 일으키는 모습을 로우앵글로 잡아낸 장면은 생존에 대한, 희망에 대한 묵직한 증명이다. 메시지가 많은 것도 아니고 그냥 쭉 일어나는 일들을 따라가는 영화임에도 어느 영화보다 묵직한 메시지와 감동을 선사한다. 재미있는 것은 계속 이야기와 장면을 논리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그냥 보고, 느끼는 1차원적인 감각만으로도 감독이 원하는 결론에 도달한다는 점이다. 바로 이점이 그래비티의 기술적, 영화적 가장 큰 성취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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