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를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봤던 미드 중 최고의 작품을 꼽으라면 두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배틀스타 칼락티카" "밴드오브브라더스" 내용 측면에서도 그리고 구성 측면에서도 두 작품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일상 속에서도 곱씹어보게 하는 측면이 많은 작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퍼시픽은 당연히 봐야 하는 미드였다. 퍼시픽은 밴드오브브라더스의 두번째 시즌 정도 되는 작품으로 밴드오브브라더스가 레인저, 유럽을 배경으로 했다면 퍼시픽은 해병대, 태평양전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비슷한 구성이지만 결과적으로 두 작품은 꽤 큰 차이가 나는 작품이 되어 버렸다. 유럽의 전쟁과 태평양 전쟁의 실상이 이렇게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퍼시픽은 구성상의 재미에 있어서 밴드오브브라더스보다 더 뛰어나지는 못하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전체적인 톤이 굉장히 무겁다. 전쟁의 포화 안에서 비극적인 인간상을 꽤 밑바닥까지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밴드오브브라더스는 비슷한 맥락이지만 적절한 볼거리, 영웅, 농담이 중간 중간 삽입되면서 꽤 멋진 전쟁영화가 되었다.

우선 전쟁씬에 있어서도 활주로 도하를 제외하고는 지리한 국지전, 더구나 패턴이 크게 바뀌지 않는 전투 중심이다. 하지만 밴드오브브라더스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으로 화려하게 시작을 하더니 다양한 형태의 전투 장면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더구나 전술적으로도 꽤 그럴싸하게...)

그리고 윈터스 소령을 중심으로 하는 현실적인 영웅 이야기와 리더쉽, 전쟁을 통해 성장하는 등장인물의 모습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퍼시픽은 3명의 주인공의 극히 비극적인 침전을 그리고 있다.(렉키 정도가 해피엔딩이랄까?)

어찌 보면 밴드오브브라더스에서 심화되지 못한 주제를 퍼시픽을 톻해서 핵심을 다루려고 했으나 그 결과가 크게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현실이 그럴지 모르지만 너무 무겁고, 잔인하고, 공감되지 않게 슬프다.

전쟁은 판타지가 절대 아니고 우리가 보았던 어떤 영화, 드라마보다 참혹하겠지만 날 것으로 시즌 전체를 관통해서 보고 싶은 마음은 크지 않다. 캐릭터 들이 망가지고, 난자 당한 육체를 보여주는 것 말고 조금은 다른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