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으로 이 영화를 보았던 것은 아마도 중학교 2학년 때로 기억이 된다. 당시 난 영화는 전혀 좋아하지 않는 학생이었다. 우뢰매6탄을 극장에서 보고 그 후에 아마 극장에 가본 일이 없던 걸로 기억이 된다. 오직 축구, 배구 등의 구기 운동이 쏙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 그 즈음의 나였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과학실 청소였다. 왜 과학실 청소냐고? 나의 첫사랑이었던 여선생님이 바로 과학 선생님이셨기 때문이다. 토요일 오후에 선생님과 과학실 청소를 하고 과학실 알콜램프로 끓여먹던 라면은 왜 그렇게 맛있었던지... ... 가장 기뻤던 적은 과학경시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했던 때로 기억을 하는 것을 보면 그 당시 난 선생님을 무지하게 좋아했던 것 같다. 사족이 길었다.^^

 

그러던 어느 날 과학선생님과 친한 국어 선생님이 어제 영화를 과학선생님과 봤는데 하도 울어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는 말씀을 하셨다. 난 그 영화가 무엇인지 궁금했고 수업을 마치고 나가는 선생님 뒤를 쫓아 그 영화를 알아냈다. 그리고 그 날 저녁에 조심스레 극장문을 열고 홀로 어두운 좌석에 몸을 뉘우고 죽은 시인의 사회를 봤다. 결과는 뭔소리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죽은 시인이 사회라는 제목자체도 이해할 수 없었고 이야기의 진행사항, 더불어 갈등이 왜 생기는 자체도 이해할 수 없었다.

더불어 만화영화만 극장에서 본 나로서는 자막을 보고 영상을 보는 것 자체가 따로 놀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생님에게 다가가기 위한 나의 노력을 치열했다.^^ 그리고 선생님이 왜 울었는지 알 수 없었다.

 

졸업을 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나도 선생님에 대한 마음과 존재를 가슴 한곳에 추억으로 밀어두고 그렇게 살고 있었다. 고딩 2학년 때던가? 텔레비젼에서 밤 늦게 죽은 시인의 사회를 방영을 했었다. 새삼 예전 생각이 나 영화를 보던 나는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고등학생이라는 나의 모습이 한 없은 무게로 내리누르고 있었다. 더불어 생의 정수를 찾으라는 키팅 선생님의 말씀이 성언처럼 나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영화의 감동에 울고 아파트 옥상에서 담배 한대 물었을 때 생각이 났다. 내가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보고 나의 위치에 대한 무게에 울었다면 선생님은 선생님인 자신의 처지에 울었다고, 자신의 교육에 슬퍼져 울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이것이 나의 첫사랑과 죽은 시인의 사회에 대한 이야기다. 죽은 시인의 사회는 나에게는 참 많은 추억이 있는 영화다.

 
2000년 12월 8일에 쓴 글: 참 재미없게도 썼네. 그래도 선생님은 지금도 가끔 뵙고 싶다.

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