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허준이라는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치면서 신드롬이 일었었다. 무엇이 그 드라마를 그 자리에 까지 올라서게 한 것인가? 그것은 아마도 하나의 카타르시스로서 작용한 것일 것이다.더럽고 혼탁한 세상에서 신념과 소중한 생명을 향한 허준의 행적은 정말 감탄을 느끼게 하고 하나의 청량제와 같은 구실을 하게 했다.

 

춤추는 대수사선 또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현장 경찰과 간부 경찰과의 그 굳어진 일본의 고착을 변화시키려 서로 끝까지 믿는 주인공들을 보면서 아마 우리 나라 국민이 허준을 보며 느낀 것들을 일본 국민도 느꼈을 것이다. 거기다가 일본 특유의 유머와 tv시리즈의 인기까지도 얻고 출발한 영화이니 흥행은 당연하다.

 

물론 어설픈 스릴러의 구성은 흠이고 감동을 배가 시키기 위해 짠 어설픈 장면(경례장면)들은 적어도 한국인인 나에게는 좀 우스웠다. 내가 감정이 메마른 것일 수도 있고 철저하게 일본 국민성을 볼 수도 있다.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다 칼을 맞은 형사는 위대하다!(철도원과 같은) 더구나 양들의 침묵의 패러디, 스크림식의 구성-그냥 이유가 없이 살인한다. 여기서는 납치한다는 다분히 조악하다. 하지만 그 유머가 좋다. 슬램덩크식의 그 황당한 그리고 다분하게 주변적인 유머가 좋았다. 경건한 주제와 함께 구석구석 베어있는 유머는 참 잘 배치되어 있다. 더구나 마지막 감동의 반전(?)에서 배반당한 사람은 많다. 그 마지막 씬이 조금만 길었어도 난 조금 뭉클해졌을거다.-내 여자친구는 벌써 울고 있었다.-

그 황당함이 좋다. 아마도 춤추는 대수사선도 한국에서 본전이상을 뽑을 것 것 같다. 하지만 우리 영화는 일본에서 선전하고 있는가? 역시 성질 더러운 난 좀 씁쓸해진다.

 

사족: 알란탐, 송채환 좋아하시는 분은 봐도 좋을 것 같군요. 왜냐면 보시면 압니다.

 
2000년 7월 31일에 쓴 글: TV시리즈 춤추는대수사선을 못 봤을 때라 이런 글을 쓴 것 같다. 이 글을 보고 한참 웃었다. 더구나 오다유지를 알란탐과 닮았다고, 후카츠 에리를 송채환을 닮았다고 생각했다니 대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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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bad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