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이라는 말이 있다. 사랑이 너무 지나쳐 증오가 되고 미움이 된다는 말. 파워 오브 원이 나에게는 그렇다. 제길! 난 왜 한번 좋아한 것은 이토록 끝까지 좋아하려고 노력할까?

 

누구에게나 영화속으로 끌어들인 영화가 있다. 나에게도 있다. 그 영화중의 하나가 파워 오브 원이었다. 언제였던가 고딩 때 모래 시계를 어렵게 보던 그 때(충북에는 sbs가 나오지 않아서 난 밤마다 친구 하숙방에 갔고 화질이 좋지도 않았었다.) 나중에 제도권에 서서 정의를 지켜나가는 박상원과 운동권이었던 고현정과 저울질을 하고 있었다. 어느 쪽이 옳은 것이냐? 하는... .. 더불어 온갖 어려움에도 신념으로 행동하는 박상원의 행동에 감명을 받았다. 그 때 날 괴롭힌 하나의 하두는 과연 나도 그처럼 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담배 연기 속에서 돌이켜 본 난 여전히 이기적이고 현실에 집착했다.

 

그 당시에 파워 오브 원을 봤다. 다른 것은 둘째처도 옥스퍼드 대학교의 진학을 뒤로 하고 아프리카의 인종 해방과 개도를 위해 흙먼지 날리는 길로 걸어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내 모습이 중첩되어 펑펑 울었다. 그리고 한 동안 파워 오브 원을 최고의 영화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말의 명화던가에서 다시 방영한 그 영화를 보고 사랑하는 여자가 다른 남자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안 남자처럼 망연자실했다. 이게 분명 아닌데... ...

 

이 영화 이렇게 엘리트 지향적이지? 백인이며 고급의 교육을 받은 이만 개혁과 혁명의 중심에 서지? 민중은, 세상을바꿀 주체인 흑인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지? 빌어먹을! 남감했다. 내 일생 최고의 영화는 어디로 간 것인가?

 

파워 오브 원은 나에게 그런 영화다. 하지만 절대 미워 할 수가 없다. 난 아무래도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2000년 7월 19일에 쓴 글: 파워오브원은 영화의 세계로 끌어 준 영화 중 하나이기에 특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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